닐 호인 지음
이경식 옮김
더퀘스트
p.65-66
한창 성장하던 한 B2B 유통회사가 온라인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이 회사는 협력 업체와 경쟁 업체들을 인수했는데 각 업체는 그들이 독자적으로 사용하던 재고 관리 도구들까지 함께 가지고 왔다. 그 결과 수십 개의 각기 다른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뽑아내 제품 지원, 가격, 배송, 시간 등 모든 것을 검색하게 됐는데 이는 소요 시간을 지연시켰다. 자연스럽게 고객은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대 30초까지 기다려야 했다. 당시는 속도가 전부라는 믿음이 지배적이었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0.1초의 지연은 전환률 7퍼센트 감소라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나타나기도 했다.
회사는 고객들이 지연과 기다림을 참지 못하고 떠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래서 인프라와 컨설턴트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 마침내 인수 업체들까지 모두 포괄하는 전체 시스템을 만들었다. 단일한 최첨단 클라우드 플랫폼에 연결해서 짧은 시간 안에 동일한 결과를 고객에게 제공한 것이다. 이는 누가 봐도 매우 현명한 선택인 것 같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매출이 전혀 늘지 않았고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고객은 무언가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느꼈으며 자연히 고객만족도 점수도 떨어졌다. 고객 설문조사에 따르면 웹사이트 방문자의 70퍼센트 이상이 예전의 플랫폼을 선호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우리는 사람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우리를 대신해 일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예를 들면 식당에서 주방 요리사와 손님이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을 때 손님의 만족도가 17퍼센트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간의 이런 기대심리는 디지털 상호작용에서도 나타난다. 그 연구의 후속 연구에 따르면 많은 기업이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더 빠르고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고객은 그 과정에서 인간의 노동을 '바라볼' 수 없을 때 아무리 빠른 서비스라 해도 해당 서비스의 가치를 낮게 평가한다. 특히 검색 결과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상태 표시줄은 결과를 전달하는 데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려도 그만큼 고객이 인식하는 결과의 가치를 높인다. 고객은 진행 과정이 보이는 결과를 더 믿음직스럽고 만족스럽다고 느끼며 최대 60초까지는 기꺼이 기다린다. 그런 지연이 현재 진행 중인 작업에 대한 설명이나 통찰을 제공하기만 한다면 말이다.
실제로 그 B2B 회사가 고객이 검색 작업을 할 때 해당 검색이 진행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제공하고 몇 초 지난 뒤에 결과를 보여주자, 고객만족도는 한층 개선되었다. 그리고 고객은 그 업체의 웹사이트를 예전보다 더 많이 신뢰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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